해기사의 직역소개

해기사

2차메뉴

신조로지텍(주) 권순욱 대표이사

조회 529

권순욱 2024-07-16 09:18:55

 


혼을 바쳐 쌓아 올린 특수물류 신조
신조로지텍㈜ 권순욱 대표이사


“직원들에게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 혼을 바치라고요. 
성공의 공식은 ‘시간 × 혼²에 비례한다’입니다. 다시 말해 일에 들이는 시간보다 의식과 열정이 중요합니다.”


Q. 현재 하시는 활동을 기반으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신조로지텍㈜의 대표이사 권순욱이라고 합니다. 한국해양대학교 항해학과를 1985년도(37기)에 졸업했고 34개월의 승선생활, 1년 2개월의 직장생활을 거쳐 무역업을 하다 98년도에 신조로지텍㈜를 만들었습니다.


Q. 몸담고 계신 신조로지텍㈜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신조로지텍㈜는 특수물류를 주로 취급하는 포워딩 기업입니다.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에 본사가 있습니다. 직원 수는 24명, 연 매출은 작년 기준 306억입니다. 계열사로 국내에서 화물 운송을 하는 ‘원큐특수운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념이 있는 인간이어야 하듯 회사도 신념을 가져야 하며 세간에 ‘신념 있는 회사’로 평가받아야 한다 생각했습니다. 걸맞은 이름을 고민하다가 신념과 느낌이 비슷한 ‘신조’로 이름을 정했습니다. 돈만을 추구하는 회사가 아닌, 어떠한 이상을 추구하는 회사를 만들겠노라 생각했습니다.


Q. 특수물류라는 단어가 생소할 수 있는데요, 설명을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
말 그대로 단순하게, 특수한 물류입니다. 그 종류는 작은 샘플부터 대규모 플랜트까지 다양합니다. 공장 통째로 해외로 옮기는 일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할 줄 아는 사람도 거의 없을뿐더러 하겠다고 상상하는 사람조차 드물죠. 하지만 신조로지텍㈜는 사회에서, 고객이 필요로 하면 공장을 통째로 옮깁니다. 이것이 특수물류입니다. 특수물류를 제대로하기 위해선 지구상에 현존하는 모든 배를 이해해야 합니다. 공장에 있는 모든 구조물, 부품을 옮긴다는 것은 모든 분야의 물류를 동원하는 일이라는 의미입니다. 크레인, 하역, 포장, 운송, 라싱(고박), 구조 역학, 물리학 등등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런 지식을 다 갖췄을 때 공장을 뜯어 옮기는 방법이 눈에 보입니다. 먼저 공장에서 설치 기계를 직접 보면서 어떻게 분해할지 구상합니다. 설치되어 있는 공장 설비를 전부 분해해야 운송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러고 나면 화물 크기를 가늠하고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설비를 옮길 계획을 잡습니다. 그다음 엔지니어들을 통해 계획한 대로 기계를 해체하고, 부품에 맞는 배를 골라 운송합니다.


Q. 신조로지텍㈜의 대표이사로 자리 잡으시기까지 과정이 궁금합니다
어릴 적엔 크루즈 선장이 되고 싶었습니다. 중학생 시절, 김찬삼 세계여행집에 나오는 유람선을 보고 ‘배를 타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행하면 얼마나 재밌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양대학을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그때부터 막연히 들었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어느 대학에 가고 싶냐는 선생님의 질문에 “해양대학이요.”라고 답했습니다. 그랬더니 학교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에서 ‘마도로스 권’으로 불렸습니다. 결국 말하던 대로 해양대학교를 들어갔고 물류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으니 운명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배에 오르자마자 유능해야겠다는 생각이 누구보다 강했습니다. 첫 승선한 날로부터 6개월가량 배 밖으로 나가지 않고 오직 공부와 일에만 몰두했습니다. 배에는 공부해야 할 게 워낙 많으니까요. 6개월쯤 되는 날 2등항해사가 절 가리키며 “저 3등항해사 좀 끌고 내려가라”고 지시하는 바람에 한 4명에게 업혀 나간 게 첫 외출이었습니다(웃음).
1989년 11월 동부고속에 입사하고 처음 출근한 날, 10년 뒤에 동부그룹 사장이 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웃음). 10년 뒤에 사장이 되려면 매년 진급해야 하니 어떻게 매년 진급할지 고민했죠. 유능하다, 일 잘한다, 정도로 평가받는 게 아니라 모두가 기절초풍하도록 일해야 10년 안에 사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곧장 상사에게 두 사람 몫의 일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부서 사람들의 업무를 조금씩 긁어와 한 1.6인분의 일을 받았습니다. 일을 받아놓고 또 결심했습니다. ‘반나절에 끝내버려야겠다.’ 그렇게 마음먹고 딱 한 달이 지나니 오전에 주어진 일을 다 끝낼 수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시간이 남으니 그때부터 여유를 갖고 회사가 돌아가는 구조를 들여다봤습니다. 두 달 차부터는 업무 개선할 점을 정리했습니다. 입사 3개월째 되는 날 업무 절차서를 만들고, 상사를 찾아가 보직 변경을 요청하여 부서를 옮겼습니다. 2년 안에 회사 전체 업무를 통달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회사를 그만두는 순간까지, 퇴사하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단 1초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월급을 받는 동안에는 오로지 회사를 위해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하니까요.
1991년 9월, 10평 사무실을 얻어 무역회사를 차렸지만, 무역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없다 보니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업을 고민하다 해양대학교를 졸업했고, 물류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으니 지금의 신조로지텍㈜을 1998년도에 설립했습니다.


Q. 혼을 바쳐서 열심히 일했던 게 그만큼 경험으로 많이 남았고 그 경험이 있었기에 종합적으로 모든 물류에 통달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혼을 바치면 길이 보입니다. 나이 스물 아홉에 회사를 만들어, 아무 경험도 없이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모든 일이 생소했고 처음이었습니다. 큰소리치고 일을 수주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감히 잡히지 않았습니다. 일하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책을 찾아 공부했고, 그래도 모르는 부분은 세관 직원, 관세사, 하역회사, 선사, 은행직원, 대학교수 등 수많은 전문가를 찾아가서 문의했습니다. 알고자 하는 간절함에 많은 분이 헌신적으로 제게 아는 것과 답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때로는 꿈속에서 답을 찾기도 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혼을 바치면 세상이 해결을 도와줍니다.


Q. 말씀하시는 열정, 혼은 무엇으로 이루어졌을까요
첫 번째는 꿈이고, 두 번째는 열등감입니다. 부정적인 어감입니다만,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인 결과물로 이끌어가는 의식이 중요합니다. 10여 년 전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때 기분이 상했습니다(웃음). ‘오바마 대통령보다 고작 한 살 어린 나는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야?’ 하는 마음에요. 아산 정주영 회장도 종종 떠올리며 부족한 자신을 채찍질했습니다. 열등감은 패배 의식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엄청난 에너지원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싸움 잘하는 사람, 노래 잘 부르는 사람, 공부 잘하는 사람…. 저보다 잘하는 게 있는 모든 사람이 샘났습니다. 학창 시절의 가장 큰 스트레스가 남보다 잘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열등감이었습니다. 그 스트레스를 내면에 에너지로 축적하면서 언젠가는 나도 세상에 남을 무언가를 해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열등감은 승선생활과 직장생활, 나아가 회사 경영에 혼을 바치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Q. 물류 인재 양성에 관심을 기울이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많은 인재가 이 분야에 활약하기 위해서 사회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요
물류에 대한 전문가를 양성하려면 비전 있는 청년을 양성해야 합니다. 그런 청년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학문이 아닌 의식을 교육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저 또한 무장한 의식으로 열등감을 열정과 비전으로 바꾸었고요. 가장 좋은 교육은 일방적으로 선생이 학생에게 전달하는 게 아닌, 학생이 스스로 궁금하게 해서 선생에게 묻도록 하는 교육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다시 말해, 학생의 주도성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이러한 교육은 아이가 어른이 되기 전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시기도 중요한 셈입니다.


Q. 한국 해기전승의 위기가 계속 거론되고 있습니다. 해사와 함께하신 분으로서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육상과 비교했을 때 혜택이 없으면 배를 타기 어렵습니다. 타인에게 승선을 강요할 수는 없고, 누구든 해기사로서 승선할 메리트가 존재해야 합니다. 제 생각에 해기사가 승선에서 직면하는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외로움입니다. 육상에서 어울리던 가족, 친구와 고립되니 삶이 외롭고, 연봉이 높아도 타는 것을 꺼립니다. 결국 함께 승선한 사람끼리 대화하고 어울려야 선원의 고충을 덜 수 있습니다. 선원들이 서로 유대감을 느끼고 호흡을 맞춰야 하며, 선사는 그런 승선 문화를 조성해야 합니다.


Q. 향후 신조로지텍㈜의 비전 및 계획이 궁금합니다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고객이 만족하는 회사여야 합니다. 두 번째, 직원이 만족하는 회사여야 하고 세 번째, 인류에 공헌하는 회사여야 합니다. 더 많은 고객이 만족하는 회사, 더 많은 직원이 행복한 회사, 더 많이 사회와 인류에 도움이 되고 공헌하는 회사로 발전해가고자 합니다.